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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대성당 재개관…역사적 가치와 복원 의미는?

rps041 2024. 12. 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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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아픔 딛고 웅장한 초기 고딕 양식 그대로 살려…12월 8일 미사 봉헌과 함께 일반에 공개

지난 2019년 4월 불에 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이하 대성당)이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약 5년 8개월의 복원 작업을 거친 대성당은 12월 7일 재개관식과 8일 미사를 봉헌하고 일반에 공개된다. 화재 당시 빠른 대처로 그리스도의 희생을 상징하는 ‘가시면류관’ 등 주요 성물과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화를 피했지만,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로 만들어진 지붕 대부분이 전소됐다. 이후 프랑스 정부가 2000여 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복원에 매진한 결과, 대성당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게 됐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대성당의 재개관을 앞두고 수많은 시선이 파리로 쏠린 가운데 의정부교구 통합사목국장 겸 건축신학연구소장 강한수(가롤로) 신부와 대성당이 지닌 건축적, 역사적 가치와 복원의 의미 등을 살펴봤다.

11월 7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막바지 복원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OSV

높은 천장·뾰족한 첨탑 두드러진 
초기 고딕 건축 기법 집약체

대성당의 상징 스테인드글라스
‘오순절 성령 강림’ 의미 담은
현대 작품으로 일부 교체 예정

초기 고딕 양식의 정수
 
1163년 짓기 시작해 1345년 완성된 대성당은 초기 고딕 양식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작은 창문과 두꺼운 벽이 특징인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높은 천장과 뾰족한 첨탑이 두드러진 고딕 양식으로 변화한 가운데 높이 35m, 폭 38m, 길이 122m 규모의 대성당은 건축 기법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다수 성당의 약 1.5배에 달하는 크기다.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사진 속 사선 모양의 '공중 버팀벽'이 성당 벽면을 지탱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당시 성당은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외부 벽면에 ‘버팀벽’(buttress, 버트레스)을 덧대 벽의 하중을 지탱했는데, 대성당은 일반적인 버트레스가 아닌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치 모양의 ‘공중 버팀벽’(flying buttress, 플라잉 버트레스)을 설계해 벽을 더 높이 쌓았다.
 
공중 버팀벽으로 벽면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벽을 높이 올릴 수 있게 되자 커다란 유리창을 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벽에 그리는 프레스코화에서 유리창에 그림을 그리는 스테인드글라스가 발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 신부는 “대성당은 초기 고딕의 모든 건축 기법이 집약된 건축물”이라며 “대성당을 지으면서 이룬 건축적 성과 덕분에 고딕 양식이 더욱 발전해 이후 전성기·후기 고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톨릭국가 프랑스의 중심
대성당은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녔다. 과거 영국과의 백년전쟁 중이던 1431년 헨리 6세의 즉위식과 이후 1456년 잔다르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재판도 대성당에서 열렸다. 하지만 대성당은 1789년 프랑스대혁명 등을 겪으며 크게 훼손됐고, 대성당의 의미와 가치도 추락하고 말았다.
 
심한 파손으로 대성당이 헐릴 위기에까지 처하자 이를 안타까워한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노틀담의 꼽추(원제: 파리의 노트르담)>를 펴냈다. 소설이 인기를 끌고 성당 복구에 대한 여론이 이어지면서 1845년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의 주도로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우리가 기억하는 대성당의 모습은 이때 완성된 것. 이후 대성당은 가톨릭국가인 프랑스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성당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때문에 대성당의 화재는 프랑스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전문가가 복원에 매달려 무너진 첨탑과 지붕을 다시 세우며 이전 모습을 되찾았지만, 복원은 2026년까지 계속된다. 앞마당과 정원 등을 비롯해 일부 복원 작업이 남았으며, 특히 스테인드글라스의 교체가 예정돼 있다.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토마스 아퀴나스 경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중 일부. 위키미디어
 
완전 복원은 2026년까지…일부 스테인드글라스 교체 예정
특히 복원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대성당의 상징과도 같은 스테인드글라스를 교체하는 것이었다. 파리대교구장 로랑 울리히 대주교가 스테인드글라스 일부를 현대 작품으로 교체하고, 기존 작품은 향후 건설될 박물관에 전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를 마크롱 대통령이 받아들이자 ‘문화유산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복원 계획을 그대로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스테인드글라스 재설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2026년까지 교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외신 등을 종합한 결과, 교체 대상은 대성당 남측 경당 7개 중 6개의 스테인드글라스다. 현재 남측의 성 요셉,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 클로틸다, 성 빈센트 드 폴, 성녀 제네비브, 성 디오니시오, 성 폴 첸 등 7개 경당에서 형상이 묘사된 작품이 설치된 곳은 토마스 아퀴나스 경당이 유일하며, 6개 경당에는 장식용 패턴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돼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 경당엔 ‘이사이의 그루터기’를 담은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데, 바로 이를 중심으로 오순절 성령 강림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6개 경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새롭게 꾸민다는 것이다.
 
강 신부는 이에 “경당이 봉헌된 성인들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하는 이사야의 예언(이사 11,1-4)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예언에 나오는 주님을 경외하는 것과 지혜, 슬기, 용맹 등 은사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스테인드글라스를 채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신부는 “성모 마리아를 지칭하는 ‘노트르담’ 성당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맞춰 재개관을 한다고 하니 기쁜 마음”이라며 “스테인드글라스 교체를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가지만, 큰 의미가 없던 장식용 작품들을 성경 속 성령 강림을 나타내는 연속된 작품들로 채우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판단은 작품이 완성된 후에 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것과 조화로운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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