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예수님의 가족들이 그분을 찾아왔던 일은 공관 복음서 모두에 실려 있습니다. 다만 루카 복음사가는, 그들이 사람을 보내어 군중을 가르치고 계시는 예수님을 밖으로 불러내려 하였다는 내용이나(마르 3,31 참조)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 마르 3,33)라고 하신 조금은 냉정해 보이는 예수님의 반문은 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를 통하여, 예수님의 가족들은 군중에게 복음을 전하시는 예수님께 그저 방해가 되는 존재, 또는 그분에게서 외면당한 이들로 여겨지는 오해를 벗고, 독자의 관심은 오롯이 예수님과 그분께 귀 기울이는 군중에게 향하게 됩니다.
예수님 시대에 서민들은 하루 품삯으로 온 식구가 끼니를 해결해야 할 정도로 생활이 빠듯하였습니다. 작고 가난한 이 사람들이 당신 곁에 모여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에 관한 복음을 듣고 새 삶을 결심하는 그 자리가 매우 소중하였기에,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미루어 둔 채 이들에게만 집중하셨습니다.
그리고 ‘씨 뿌리는 사람’과 ‘등불’의 비유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삶 안에서 열매로 맺어 내라는 가르침(루카 8,4-15.16-18 참조)을 그대로 행하는 사람이야말로 당신의 가족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루카 8,21)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천한다는 것은, 겉치레뿐인 예배가 아니라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고, 악인의 행실을 멀리하며, 이웃에게 자선을 베푸는 삶입니다.
막연한 신앙생활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자주 읽으며 삶의 방향을 잡고, 깨달은 바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주님의 어머니요 형제’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합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
'가톨릭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 18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0) | 2024.10.18 |
---|---|
9월 25일 연중 제25주간 수요일(신우식 토마스 신부) (0) | 2024.09.25 |
9월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1) | 2024.09.21 |
9월20일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0) | 2024.09.20 |
9월10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1) | 2024.09.10 |